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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을 파는 서점', 오키로북스 김병철 대표를 만났다. 오키로북스 인스타그램 계정에 쌓여있는 1만 개의 게시물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꾸준함과 성장'의 가치를 전하고자 하는 오키로북스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단단하게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김병철 대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에게 지난 10년간의 발자취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물었다.
#일상을 단단하게 살아가는 법
안녕하세요, 먼저 소개 부탁드려요.
오키로북스를 운영하고 있는 오팀장입니다. 제 이름은 김병철이고요(웃음). 책을 판매하고,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워크숍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7월부터 오프라인 서점을 운영한지 반년이 흘렀죠. 오프라인 서점으로 전환한 뒤로 팀장님의 하루가 굉장히 바쁘게 흘러갈 것 같아요.
맞아요. 온라인 운영만 할 땐 여유가 있었는데 오프라인 서점을 오픈하고 보니 매장 관리, 손님 응대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더라고요(웃음). 전보다는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오키로북스가 어느덧 10년이 됐어요. 오키로북스의 처음이 기억나세요?
물론이죠(웃음). 처음에는 독립출판물을 만들고 파는 곳이었는데, 그러다 어느 시점에 방향이 바뀌었어요.
그게 언제예요?
2019년쯤, 마흔을 앞두고 스스로를 돌아보니 이뤄놓은 것도 없고, 돈도 모아둔 게 없어서 막막하고 불안했어요. 마침 ‘불안할 때는 공부를 해라’라는 글을 읽고 공부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게 됐는데, ‘누구나 노력하면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저도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 뒤로 책을 하나 둘 읽으며 공부하는 과정을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올렸는데, 그 포스트에 공감해 주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그때부터 ‘성장’을 바라는 분들이 오키로북스로 모인 것 같아요.
오키로북스의 처음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뭘까요?
가장 크게 변한 건 회사의 규모예요. 처음에 혼자서 운영할 때는 일 5만 원 매출을 목표로 했거든요(웃음). 그런데 지금은 그보다 많은 수익 창출을 하고 있고 덕분에 팀원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변하지 않은 것은 ‘책’을 매개로 성장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거예요. 워크숍, 북토크, 서점 운영 등 모든 게 책 중심이에요.
‘책’이라는 매개체로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마주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뭔가요?
예전에도, 지금도 매 순간이 위기라고 생각해요. 다만, 위기를 느낄 때마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고 시도했어요. 코로나 시기에는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해 여러 온라인 워크숍을 진행했고, 매출이 낮을 때는 북토크나 기업 브랜드 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려고 노력했어요. 계속해서 새로운 방법을 찾는 태도가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요.
오키로북스는 글쓰기, 소비 습관, 달리기 등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워크숍을 진행해요. 이 활동들을 통해 오키로북스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일상을 단단하게’가 저희 키 메시지예요(웃음). 일상이 단단해지면 결국 성장할 수 있다고 믿거든요. 워크숍도 다 이 메시지와 연관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 '소비 기록'을 통해서는 나의 소비 습관을 돌아볼 수 있고, '아침에 경제 신문을 읽는 것'으로 더 나은 미래의 나를 꿈꿀 수 있거든요. 저희가 말하는 성장은 단기적인게 아니라 조금 더 멀리 내다본 성장이라, 뭐든지 ‘빨리빨리’ 해내야 하는 요즘 트렌드와는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래도 매일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1년, 2년을 보내고 나면 지금보다는 성장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 과정이 즐거웠으면 좋겠고요.
‘성장을 파는 서점’을 운영하는 만큼, 오키로북스 멤버들도 엄청 열심히 살아가는 걸 인스타그램을 통해 늘 지켜보는데요. 가끔은 ‘매일 저렇게 열심히 살면 지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책임감과 부담도 느낄 것 같고요.
처음에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어요. 주변에서 ‘그렇게 살면 너무 힘들지 않아?’라고 물어보면 ‘아니, 난 너무 즐거운데 왜 힘들어?’라고 답할 정도였거든요. 노력하는 만큼 성장하면, 과정이 힘들어도 엄청 즐거워요.
그런데 열심히 하는데 잘 안되거나, 성장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때 슬럼프가 오고 지치더라고요. 지금 제가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고요(웃음). 그래서 지난주에는 무언가를 하려 애쓰기보다 한번 내버려둬봤거든요? 일어나지는 대로 일어나고, 운동도 안 하고. 그런데 오히려 삶이 더 불만족스럽고 불안했어요. 운동을 안 하니까 건강이 안 좋아지고, 무엇인가를 해야 할 의욕도 생기지 않고요. 이건 아니다 싶어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어요. 지금은 열심히 살아가는 것과 방치해두는 것 사이의 적절한 지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열심’과 ‘쉼’의 균형을 잘 맞추어가는 게 중요한 거네요. 사람마다 ‘성장’에 대한 정의가 다르잖아요. 오키로북스가 말하는 성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처음에는 위를 보는 성장을 좇았거든요. 물질적인 성장과 가까운 거였죠. 흔히 ‘성공’하면 생각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좋은 차를 사거나 승진을 하거나(웃음). 그런데 지금은 옆을 바라보는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후회 없는 하루를 보내고, 그 삶을 지속하는 것이 결국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오키로북스에는 그 가치에 동의하는 고객들이 정말 많아요, 관계도 두텁고요. 서점을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손님들이 잘될 때가 제일 뿌듯해요. 최근에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저희 워크숍을 들었던 분이 퇴사하고 쉬다가 좋은 회사로 이직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정말 기뻤어요. 계속 응원하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손님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낄 때도 보람을 느껴요. 저희가 10년 정도 되다보니까 대학생이었던 손님이 어느덧 결혼하고 아기를 낳아서 아이와 함께 서점에 오시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그런 변화를 바라볼 때 ‘아 손님들과 같이 하고 있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어 기뻐요. 앞으로도 지금까지 손님들이 저희와 함께 워크숍을 하면서 일상이 단단해지고, 성장했다고 느낄 수 있었으면 해요. “오키로 덕분에 잘 살 수 있었고, 즐겁게 살 수 있었어!” 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네요(웃음).
오팀장의 인생을 바꾼 두 권의 책 『타이탄의 도구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할 수 있는 만큼, 꾸준하게
지금부턴 팀장님의 이야기를 조금 가까이 들어보고 싶어요.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팀장님의 삶에도 후회되는 시절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거든요(웃음). 지금의 팀장님이 되기까지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 한 번도 제가 잘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집이나 차를 사게 될 거라고도 생각하지 않았고요.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읽게 된 두 권의 책이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그 두 권의 책은 『타이탄의 도구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인데요. 전자는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고, 후자는 ‘어떻게 하면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줬던 책이에요. 이 책들을 만난 뒤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하고 1년을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아침에 일어나 러닝을 하고, 책을 읽고, 경제 공부도 하면서요. 조금씩 좋은 습관이 쌓이면서 제가 성장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게 너무 즐거웠어요.
팀장님처럼 변화하고 싶은 사람들이 해야 할 단 하나의 행동이 있다면요?
‘목표를 잡는 것’이에요. 제 목표는 스포츠카를 사는 거였어요. 엄청 갖고 싶었다기보다 자기계발서들을 읽다 보니 무조건 목표를 세우라는 거예요. 그래서 사고자 했던 차 가격이 8,400만 원 정도였는데 그 돈을 모으기 위해서 엄청 열심히 살았어요. 그리고 꼭 해야 하는 게 있다고 한다면 ‘독서와 운동’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타이탄의 도구들』에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성공하기 위해선 운동과 독서를 매일 하면 된다고 해서 전 정말 매일 했어요. 19년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데, 처음부터 책을 두 시간씩 읽겠다고 거창하게 목표를 세운 게 아니라 '매일 10분 책 읽기'처럼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목표를 잡았어요. 그게 20분이 되고 30분이 되면서 지속할 힘이 생겼고요. 그게 1년이 되고, 2년이 되고, 5년이 되었네요(웃음).
출처 : 오키로북스 인스타그램
결국 꾸준한 실천이 중요하군요.
맞아요. 저도 처음부터 성실한 사람은 아니었는데,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 있는 ‘습관 만드는 법’을 조금씩 따라 하다보니 지속하게 됐어요. 저는 주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매일 체크를 해요. 해낸 것들을 체크하고, 다음 한 주를 다시 계획하고, 또다시 해나가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워요. 그 힘으로 계속하게 됐죠(웃음).
책으로 사람이 바뀔 수 있다는 걸 팀장님을 보면서 느껴요. 팀장님에게 책이란 어떤 존재예요?
멘토예요. 마흔을 앞두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불안한 순간에 만난 책 두 권이 살아갈 방법을 알려줬으니까요. 제 삶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멘토가 없다는 건데, 책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회고하며 나아가는 삶
오키로북스하면 ‘기록’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인스타그램에도, 홈페이지에도 끊임없이 생각과 고민을 나누며 소통하고 있고요. 기록이 가져다주는 힘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록 자체도 중요하지만, 기록하고 다시 볼 때 힘이 생긴다고 봐요. 저는 제가 써놓은 것들을 굉장히 자주 들여다보거든요. 요즘에는 일주일 단위로 기록해놓은 메모나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어요. 기록을 다시 보면 제가 일주일 동안 살아온 길이 보여요. 예를 들어, 일주일 동안 늦게 자서 아침이 피곤했다는 걸 알게 되고, 몸이 피곤해서 기록을 살피다가 운동을 안 했기 때문이란 걸 알게 돼요. 그럼 다음주 계획을 짤 때, '일찍 잠자리에 들기'나 ‘일주일에 운동 세 번 하기’와 같은 계획을 세우게 되는거죠. 매일의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데에, 기록 뿐만 아니라 기록을 다시 보는 일이 정말 많은 도움이 돼요.
충분히 회고하고 다음을 계획하는 거네요.
맞아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결국 ‘지속성’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매주 월요일을 1월 1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전에 ‘이걸 일주일 동안 할 수 있을까?’ 물어봐요. ‘하루에 두 시간 운동하기’라고 하면 못할 것 같거든요? 그런데 ‘하루 10분만 운동하기!’는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잖아요. 처음에는 내가 매일 꾸준히 할 수 있을 만큼 쪼개서 계획을 짜고 시행하려고 해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고요. 한 주를 계획한 대로 보내지 못했다면 돌아오는 한 주를 잘 살아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또다시 계획을 짜는 거예요.
팀장님의 다음 목표가 있는 뭐예요?
제 하루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려고 해요. 너무 큰 목표를 좇거나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고민하기보다 ‘오늘 하루를 잘 사는 것’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그것만으로도 너무 즐겁거든요. 그리고 저희 팀원들과 오래 함께하고 싶어요(웃음).
어느덧 마지막 질문이에요. 오키로북스를 응원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희는 손님의 미래가 오키로북스의 성장이라고 이야기하거든요. 저희와 잠깐이라도 함께 했던 분들이 모두 잘 살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저에겐 손님들이 웬만한 친구보다 더 가깝다고 느낄 만큼 큰 부분을 차지하거든요. 제 나이쯤 되면 친구들을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것조차 힘든데, 손님들은 한 달에 몇 번이고 찾아오시고 그만큼 자주 안부를 묻고 친밀한 얘기를 나누기 때문에 정말 친구 같아요. 내 주변 친구들이 잘되면 기분이 좋은 것처럼, 제 손님들이 잘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그분들이 잘된다는 건 저희가 잘 성장해간다는 의미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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