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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 시장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브랜드 리세일 솔루션, ‘릴레이(RELAY)’를 운영하고 있는 유재원 대표를 만났다. 그는 다양한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고 거래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더 나은 품질의 거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고 거래를 통해서 제품의 수명을 늘리고, 지속가능한 패션 환경을 만들기 위한 ESG 경영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실천한다.
마들린메모리가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지나 왔다고 말하는 그는 어떤 순간에도 ‘일이 되게 만드는 인내심과, 꾸준한 실행력’을 놓지 않았다고. 그런 그에게 ‘창업’을 통해 배운 것과, 앞으로 꿈꾸는 삶에 대해 물었다.
안녕하세요, 먼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마들렌메모리라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유재원입니다. 마들렌메모리는 브랜드 리세일 솔루션 ‘릴레이(RELAY)’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인가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와 같은 기업이 리세일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쉽고 편하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중고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그중 하나가 코오롱몰의 공식 리세일 마켓 OLO 릴레이 마켓이고요(웃음).
마들렌메모리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해볼게요. 어떤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20대 후반에 ‘사회적 기업과 소셜 벤처’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적 기업은 재무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임팩트' 있게 창출하는 기업인데, 당시에는 이런 기업이 많지 않아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다만, 제가 그 분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바로 창업하기는 어려워서 관련 일을 배우기 위해 사회적 기업이자 윤리적 패션 관련 회사에 취업을 했어요. 2년 정도는 브랜드 사업 관련 일을 하고, 3년 정도는 IT 서비스 관련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패션’이라는 분야에 발을 들여놓게 됐죠. 5년이라는 시간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창업을 할 만큼의 역량이 생겼다는 생각이 들었고, 패션과 IT 서비스 영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창업을 하고자 하는 비전이 있었던 건가요?
맞아요. 사람은 ‘말하는 대로’ 된다고 하잖아요. 전 입사할 때부터 창업을 할 거라고 말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다니던 회사가 어느 순간 운영이 어려워졌고, 그때 퇴사를 하고 창업을 했어요.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기보다는, 때가 돼서 자연스럽게 하게 된 것 같아요(웃음).
패션 업계는 개인의 취향이나 관심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잖아요.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았나요?
음, 패션업 종사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눠지는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디자이너나 모델과 같이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접근하는 분들이 있고, 사업이나 유통 쪽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절반 정도 있다고 보거든요. 저는 후자에 속하고요(웃음).
마들렌메모리를 처음 만들 때 내세웠던 철학이나 가치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사실 거창한 철학은 없었어요(웃음). 다만 중고 거래 시장에 대한 관심은 컸죠. 제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이라 무엇을 봐도 단점을 잘 짚어내는데(웃음), 중고 시장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엄청 큰 시장의 규모에 비해 거래 행태는 그 규모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플랫폼은 발전했고 도구도 많아졌지만 ‘품질’ 측면에 있어서는 큰 변화가 없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다가 기업과 협력하는 방식을 찾았어요.
제품을 직접 만들고 판매할 수도 있을 텐데, 중고 거래 시장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인상 깊었어요.
새 상품을 제조하거나 매입해서 유통하는 시장은 굉장히 각축전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스타트업이 진입하기에는 기회가 적은 시장이라고 생각했죠.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또다른 시장은 어디일까?’라고 물었을 때, 중고 시장에 메인 플레이어가 없다는 것을 인지했고, 이 시장에서 조금 더 큰 사업을 해볼 수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그리고 윤리적 패션을 다루던 회사에 있다보니 패션 산업의 노동과 환경 분야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깊게 알게 됐어요. 알게 되면 간과할 수 없는 지점들이 있잖아요. 제가 마주한 문제들을 잘 해결해나가는 성공적인 소셜 벤처의 모형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사업을 하기 전 여러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는 걸 한 인터뷰를 통해 보았어요. 그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궁금해요.
음… 예전에도 힘든 순간이 있었고, 지금도 어려운 순간을 종종 마주해요. 가끔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싶을 때도 있고요(웃음). 그런데 저는 그런 순간이 왔을 때 단 한번도 ‘이거 언제라도 그만할 수 있다, 또는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외부의 상황에 의해 그만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순 있겠지만, 스스로 그만두는 건 선택지에 없거든요.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든, 이 일을 못하게 되면 안 되니까 계속 움직였어요. 계속 시도하는 방법밖엔 없어요(웃음).
버티는 것과 꾸준한 실행이 답이네요. 시행착오를 지나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얻게 된 일의 노하우가 있다면 나눠주세요.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결정하기 전에 스스로를 속이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묻고 생각해요. 사업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스스로도 의구심을 갖고 있는 일을 진행할 때가 있는데요. 그런 상태로 일을 진행했을 땐 높은 확률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어요. 그래서 무엇인가 의견을 내고 결정을 해야 할 때, 스스로에게 솔직하게 물으려고 노력해요. 정말 확신이 있는지, 그리고 정말로 될 것 같은지!
무엇인가 선택을 하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고, 반대로 얻는 것이 있어요. 기회비용이라고 할까요?
저는 ‘창업’ 외의 선택지가 없었어요. 하나에 꽂히면 그것에만 몰두하는 사람이라 여러 선택지를 두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참 감사한 일이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매 순간 좋아요.
사업을 하면서 얻은 건, 인격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회들이 종종 찾아온다는 거(웃음)?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 그 시간을 이겨내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느껴요. 사업하면서 제일 만족감이 높은 부분인데요. 겸손하게,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요(웃음).
요즘 창업을 하는 분들이 참 많이 있는데 그분들에게 오늘 나눠주시는 이야기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창업을 적극 권장하는 편이에요. 요즘 창업을 위한 인프라가 너무 잘되어 있거든요. 저도 큰 자본 없이 창업을 했고요. 하고 싶다는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게 만들 수 있어요. 지자체에서 예산을 주는 경우도 많고, 청년 지원 사업들도 찾아보면 정말 다양하고요. 그리고 행여나 실패한다고 해도 실패 비용이 크지 않아요. 실제로 창업을 해보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시도할 방법도 있고요. 하고 싶은 것이 있고 나아갈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면 꼭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어요.
한 걸음 먼저 걸어간 사람으로서, 창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스스로의 한계를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안 된다는 건 지난 과거의 개인의 경험에 의한 단편적인 판단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실패한 경험’이 판단의 근거가 된 것일 수 있거든요. '어디서 이걸 시도했는데 안 됐대' '내가 해봤는데 안 되던데?' 와 같은 말이요. 내가 시도하면 될 수도 있고, 또다른 방법으로 시도한다면 잘 진행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 너무 많은 생각을 하기보다는 하고 싶은 게 명확하다면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보셨으면 좋겠어요(웃음).
릴레이 마켓이 나아갈 방향과 앞으로의 비전을 나눠주세요.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리세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저는 우리나라가 중고 산업이나 이커머스 생태계가 전세계적 기준에서 매우 선진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국내 이커머스나 중고 거래 플랫폼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준을 생각해 보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굉장히 좋은 산업환경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서비스를 만들 자신도 있어요.
조금 더 장기적인 비전을 구체화해 보자면, 온라인을 넘어서 오프라인까지 우리의 서비스를 미치게 하고 싶어요. 백화점에서 의류를 구매할 때 '새 옷을 1년 정도 잘 입은 뒤 중고가 된 옷을 포인트로 교환해서 그 포인트로 다시 새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소비자 경험과 인식이 대중화되는 것을 꿈꾸고 있어요. 지금은 중고 산업이라는 게 기존의 유통 시장과 분리되어 있지만 중고 산업도 유통 환경에 스며들기를 바라고요. 예를 들어, 경기도 외곽에 리세일 타운을 건설해서 브랜드별로 중고품을 팔 수도 있고, 살 수도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처럼요. 종합적으로 보면 중고 시장이 지금 보다 훨씬 더 많은 소비자에게 쉽고 편하고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릴레이 서비스를 통해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의 중고 시장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중고시장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중고시장이 많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어요. 어느덧 마지막 질문이에요. 유재원님의 꿈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색깔 있는 인생을 살 수 있게 용기를 견지하고 싶어요. 저는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까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왔으니까요(웃음). 앞으로도 그렇게 살 수 있는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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