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KOLONMALL. ALL RIGHT RESERVED
안녕하세요, 라멘 좀 먹는 객원 에디터 전국면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이미 이전 시리즈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국내에도 일본 현지와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라멘 가게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OLO매거진 독자분들께 국내의 라멘 맛집을 추천해보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렇게까지 고민하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은 어느 곳을 골라야 할 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었네요.
흔히 라멘 매니아들을 통칭해 ‘라오타’라고 부르곤 합니다. ‘라멘 오타쿠’의 줄임말인데요. 이번 글에선 그 ‘라오타’ 들이 사랑하는 라멘, 라오타들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자주 오르내리는 그런 라멘집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사진 자료는 물론 맛에 대한 진솔한 표현을 위해 순전히 제가 다녀온 곳 위주로 선정했고요. 따라서 제 주관적인 감상이 포함된 글이라는 점을 미리 밝혀둡니다.
1. 하쿠텐
명실공히 한국 라멘의 중심이자 최대 격전지인 연남동. 초기 홍대 메인거리와 상수역 인근이 라멘의 중심지였으나, 점차 연남동으로 그 중심이 이동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연남동이 라멘의 성지라고 보아도 무방할 만큼 격전지다 보니 어지간한 수준의 라멘으론 살아남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라오타와 일반인 모두에게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라멘집이 있으니, 현재 한국 라멘신에서 가장 핫한 곳이자 주말 웨이팅 1시간은 우스운 이에케라멘 전문점 하쿠텐 입니다.
연남의 무겐스위치, 송파나루역의 나니요리 등 현재는 이에케라멘 전문점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만, 하쿠텐의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방송에도 자주 나와서인지 이에케라멘은 안 먹어봤어도 하쿠텐은 먹어봤다 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그럼 그 하쿠텐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저는 진한 국물의 맛이 아닌가 합니다. 빈틈이 느껴지지 않는 국물에 거의 일본 현지 수준의 염도, 그럼에도 먹는 사람 모두 먹자마자 맛있다라고 느낄 절대적 수준의 맛까지. 국물이 진한 탓에 초반 진입장벽이 높은 라멘일 수 있지만, 마치 평양냉면처럼 한번 빠지면 계속 생각나는 그런 라멘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쿠텐은 저 역시 수년째 꾸준히 방문하는 곳인데요. 갈 때마다 맛이 진화되는 것을 느낍니다. 국물에 깊이가 더해지고, 훈연된 차슈 또한 수준급이 되는 등 매번 만족스러운 곳입니다. (물론 웨이팅이 심해서 자주는 가지 못하지만요.) 다만 하쿠텐은 타 라멘집들에 비해 염도가 높습니다. 매장에도 그렇게 적혀 있고요. 처음 가시는 분들은 꼭 염도를 연하게 선택해 드시기를 권해드립니다.
🍜TMI
- 하쿠텐은 원래 멘야히가시라는 돈코츠라멘 전문점이었는데, 그 돈코츠라멘이 점점 이에케라멘으로 변화되어 이에케라멘 전문점 하쿠텐이 되었습니다.
- 하쿠텐이 최근 리뉴얼 확장 공사를 마치고 기대 속에 재오픈했습니다. 얼마나 업그레이드가 되었을지 기대되면서도 웨이팅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 266-12 반지하 왼쪽문
운영 시간 매일 11:30-21:00
인스타그램 @hakuten92
2. 566라멘
연남동 566-1번지에 위치한 566라멘은 국내 유일의 지로라멘 전문점입니다. 지로라멘과 국물이 없는 시루나시지로 두 가지 메뉴를 판매하는데 가끔 멸치 육수 베이스의 니보시라멘이나 여름 한정의 시원한 히야시 마제소바 등을 이벤트 메뉴로 판매합니다. 매니악한 메뉴를 판매하는 곳답게 라오타들의 엄청난 애정을 받고 있는 곳이죠. 기본 메뉴들도 인기가 높지만 이벤트 메뉴를 판매하는 날엔 더 많은 사람이 몰리기도 합니다. 특히 지난 9월 하쿠텐과 콜라보해 이에케지로 라멘을 판매했던 이벤트의 경우 식당 예약 어플 캐치테이블에 1만 2천 명의 동시접속자가 몰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많은 양의 토핑 탓에 염도가 높을 것 같지만 보통으로 시킬 경우 그리 높지 않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라멘의 양은 지로계답게 상당하니, 식사량이 많지 않은 분들이라면 면 양을 조절해 주문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라멘 좀 먹는 사람 2편는 지로라멘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팁이 적혀 있으니 방문 전 꼭 참고하시길!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566-1 1층
영업 시간 11:30-20:30
인스타그램 @566Ramen
3. 멘야준과 소바하우스 멘야준
소바하우스 멘야준과 멘야준의 시오라멘
재료의 퀄리티가 넘사벽인 두 곳입니다. 멘야준은 시오, 소바하우스 멘야준은 쇼유라멘 전문점으로 물은 ACM 파이워터*, 제주 구엄닭과 통영산 바지락으로 낸 육수 등 재료 하나하나 국내산 질 좋은 원료를 쓰며 차슈를 라오스산 비장탄과 훈연칩으로 조리하는 등 마치 파인다이닝 같은 고급스러움과 정성을 겸비한 곳입니다. 면 또한 당연히 자가제면으로 그 퀄리티 또한 매우 우수합니다.
*ACM 파이워터: 일본의 ACM사가 개발한 특수한 정수 시스템으로 만들어진 물. 세포에 쉽게 흡수되는 작은 분자 구조를 지닌 물로, 체내에서 빠르게 수분을 공급하고 해독 효과를 높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그니처 메뉴인 시오와 쇼유라멘 외에 쇼유츠케멘 역시 별미로 꼭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마치 소바같이 깔끔하게 넘어가는 면의 식감과 깊은 쇼유츠케지루(국물)의 맛이 일품입니다. 여기엔 면과 더블스프 옵션까지 추가하면 하나의 메뉴로 4가지의 라멘을 즐길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라멘 오마카세를 경험 할 수 있는 다채로운 구성의 메뉴입니다. 쇼유츠케멘은 ‘소바하우스멘야준’에서만 판매합니다.
🍜TMI
‘멘야준’ 은 시오라멘 전문점이긴 하나 쇼유라멘도 판매 합니다. 반대로 ‘소바하우스멘야준’에서는 시오라멘을 판매하지 않아요. 대신 시오라멘과 비슷한 생김새의 백간장을 쓴 시로쇼유라멘을 판하고 있습니다.
주소
- 멘야준 서울 마포구 동교로 128
- 소바하우스 멘야준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84 1층
영업 시간 11:00-20:00(라스트오더)
인스타그램 @menyajoon
4. 멘타카무쇼
도쿄 유명 츠케멘집 멘야무사시에서 수행한 쉐프님이 만든 츠케멘 전문점입니다. 상당히 농후하고 진한 국물에서 본토의 바이브가 느껴집니다. 찰지고 쫄깃한 면과 양념이 잘 밴 통삼겹 차슈까지 다른 츠케멘집들과는 확연히 차별화가 되어 있는 곳입니다. 츠케지루에 넣는 토핑 또한 새우고추가루, 마늘가루, 유자식초 등으로 차별화가 확실하지요.
메뉴는 츠케멘 단일메뉴이며, 기본 츠케멘과 기본 스프위에 춘장 같은 소스가 더 올라가는 쿠로츠케멘, 매운맛의 카라 츠케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양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면 추가는 꼭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너무 맛있거든요.
주소 경기 수원시 영통구 센트럴타운로 107 B1 39호
영업 시간 11:30-21:00 / 매주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mentaka_musyogg
5. 모코시야
모코시야의 토리소바. 모코시야 매장은 옛 주택을 개조한 건물로 좁은 골목 안쪽에 있어 매장 찾기가 어렵다.
용산 열정도의 대표 라멘 맛집 모코시야입니다. 방송에도 다수 출연한 집으로 오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곳입니다. 모코시야의 메뉴는 닭육수 베이스의 토리소바와 소고기 고명이 올라간 독특한 비빔면인 마제멘 두가지로 단촐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맛은 전혀 단촐하지 않죠. 진한 삼계탕을 연상시키는 토리소바와 라유와 미소소스가 적절히 조합된, 어디에도 없는 맛의 마제멘은 누구라도 맛있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지인들에게 추천했을 때 호불호가 전혀 없었던 라멘집이기에 자신합니다.
열정도 내 골목 깊은 곳의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한 곳이라 초행길엔 매장을 찾아가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라멘 좀 먹는 사람이 되려면 필수로 가봐야 하는 곳이니 용산에 가신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TMI
모코시야의 본래 이름은 ‘하나모코시’로 후쿠오카 소재 라멘집 멘도하나모코시가 한국에 진출한 형태입니다. 사실 이렇게 보면 모코시야가 한국의 라멘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지만 최근에 한국인 직원분이 본래의 일본인 점주로부터 매장을 인수하면서 상호명을 ‘모코시야’로 변경해 한국의 라멘으로 거듭났습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백범로87길 50-1 1층
영업 시간 매일 11:00-20:00(라스트오더) / 일요일은 15시까지
인스타그램 @mokoshiya
이전의 글들에서 소개했던 곳들이 모두 일본 현지 가게들이라 아쉬웠던 분들께 위안이 되는 글이었길 바랍니다. 분량상 미처 다 적지 못한 곳들이 아직도 많습니다. 조만간 몇 군데 더 추려서 돌아오겠습니다. 우선 이번 주말은 OLO매거진과 함께 라멘의 성지 연남동으로 떠나보면 어떨까요?
라멘경력 10년차. 밥보다 라멘을 더 많이 먹습니다. @jaykaym__
첫번째 댓글을 달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