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멘 좀 먹는 객원 에디터 전국면입니다. 지난 편부터 국내 라멘 맛집들을 소개해드리기 시작했는데요. 앞서 소개한 곳들이 모두 서울이라 아쉬웠던 (경기)도민이분들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라며, 이번엔 경기권 지역의 라멘 맛집들도 함께 추려보았습니다.

1. 신바야시쇼쿠도

사실 한국의 라멘은 아무리 비슷하게 만든다고 해도 현지의 맛을 완전히 구현하기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수정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일본 본토의 재료를 100% 동일하게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가 일본인지 헷갈릴 정도로 본토의 라멘 느낌을 완벽히 구사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신림동의 라멘 강자 신바야시 쇼쿠도 입니다.

신바야시쇼쿠도는 메뉴 구성이 상당히 다양한데요. 미소, 쇼유, 시오, 이에케, 돈코츠까지 웬만한 라멘은 다 있습니다. 한 종류의 라멘도 제대로 하기가 힘든 법인데, 모든 메뉴가 다 수준급의 맛을 자랑해요. 사장님 혼자 운영하는 1인 사업장임에도 이 모든 스프를 다 만들어 낸다는 게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럼에도 안주하지 않고 맛의 향상과 신메뉴 개발을 위해 주기적으로 일본을 왕래하신다고 하니, 그 열정 또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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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바야시쇼쿠도는 신림식당(新林食堂)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 현재 확장 이전을 위한 공사중으로 연내 오픈 예정입니다. 매장은 여전히 신림역 인근입니다.
- 리뉴얼 오픈 시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일본 현지식 메뉴를 공개 예정이라고 합니다.
-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본 3대라멘 중 하나인 기타카타라멘(喜多方ラーメン)을 판매했습니다. 아쉽게도 현재는 판매 종료되었습니다.
  ※ 일본 3대 라멘은 삿포로 미소라멘, 하카타 돈코츠라멘 그리고 기타카타 라멘이며, 그 중 기타카타시는 인구당 라멘집 수가 가장 많은 도시입니다.

주소 서울 관악구 신림로64길 11 1층 

영업 시간 11:30 - 20:00

2. 신짱과 후쿠마루

이곳은 광명사거리역 인근에 위치한 라멘집입니다. 사실 광명사거리 상권은 전통시장이 위치한 다분히 한국적(?) 상권이라 사실상 라멘 불모지에 가까운데요. 그럼에도 상당히 매니악한 맛을 구사하는 특이한 식당입니다. 하지만 진짜 맛집은 결국 사람들을 모으는 법이죠. 평일, 주말 관계없이 웨이팅이 필수이며, 라오타와 일반인 모두로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신짱과 후쿠마루는 갑각류와 니보시(멸치) 베이스 국물의 신짱라멘과 닭육수 베이스의 후쿠라멘이 메인입니다. 각 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수준급 라멘입니다. 그리고 라오타들을 위한 매니악한 메뉴 역시 준비되어 있는데, 쨍한 염도와 진함을 느낄 수 있는 니보시츠케멘은 진정 라오타들을 위한 메뉴입니다. 라멘을 먹으러 광명까지 찾아가야 하는가 망설여질 수도 있겠지만, 라멘을 좋아한다면 절대 후회가 없을 겁니다. 꽤 큰 규모의 광명전통시장이 바로 근처에 있으니 식사 후 소화를 위해 둘러보기에도 좋습니다.

주소 경기 광명시 광명로893번길 13-1 

영업 시간 12:00 - 20:30 / 매주 일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shinzzang_hm

3. 라멘광훈

경기도 평택의 송탄은 국내의 대표적인 미군 주둔지로, 경기도의 이태원이라고 불리는 만큼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입니다. 송탄의 대표 음식에는 부대찌개와 햄버거가 있는데, 제가 추천하는 곳을 다녀오신다면 그 뒤로는 송탄과 함께 라멘을 떠올리게 되실 겁니다. 진정한 라멘 고수의 집 ‘라멘광훈’ 입니다.

라멘광훈은 시오라멘 전문점으로 서브 메뉴로는 마제소바와 토리파이탄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이곳의 시오라멘은 제가 한국에서 접한 시오라멘 중 최고입니다. 훈연된 듯한 가다랑어 풍미에 달짝지근한 멘마(염장한 대나무)의 양념이 우러나는, 여태껏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 맛입니다. 한 입 먹으면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이 맛있다는 생각만 드는 라멘입니다.

서울 기준 접근성이 좋지 않고 휴무가 비정기적이라는 점이 좀 아쉽지만 먼 발걸음이 아깝지 않은 곳입니다. 송탄까지 가서 라멘을 먹을 일인가 갸우뚱 하시겠지만, 진정으로 라멘을 드시는 분이라면 안 드셔 보시면 후회할 곳이니 부대찌개와 햄버거는 잠시 제쳐두시고 꼭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주소 경기 평택시 중앙시장로25번길 2-1 1층

영업 시간 11:00 - 19:30 / 매주 월요일, 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ramenboy84

4. 라멘 구락부

의왕은 어떤 음식이 떠오르시나요. 사실 의왕에 적을 둔 뚜렷한 대표 음식이 없긴 하죠. 그러나 송탄의 라멘광훈과 마찬가지로 이곳을 방문하신 뒤에는 되면 ‘의왕=라멘’을 떠올리게 되실 거예요. 라오타들의 인스타그램에 정말 자주 오르내리는 찐맛집, 계원예대 앞 라멘구락부 입니다.

라멘구락부는 쇼유와 시오라멘 전문점입니다. 쇼유와 시오라멘 같은 청탕과, 돈코츠라멘 같은 백탕 모두 판매하며 마제소바나 아부라소바와 같은 비빔라멘도 판매중입니다. 하지만 이곳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멸빔’이라 불리는 멸치비빔라멘입니다. 살짝 매콤하면서 멸치의 강한 감칠맛이 올라오는 비빔라멘인데요. 마지막에 다시마 식초를 뿌리고 밥을 비벼 먹으면 극락이 따로 없습니다. 원고를 쓰고 있는 이 순간에도 침이 고이네요. 라멘구락부의 라멘은 한마디로 맛의 빈틈이 전혀 없다고나 할까요. 쇼유와 시오라멘 또한 감칠맛과 더불어 자가제면된 탱탱한 면발, 고명의 만듦새와 맛의 조화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완성도 높은 라멘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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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멘구락부는 어벤져스2 에이지오브울트론 촬영지로 유명한 계원예대 사거리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캡틴아메리카가 울트론을 추격하는 장면 중 하나를 촬영했던 곳입니다.

주소 경기 의왕시 계원대학로 28 112호

영업 시간 11:00 - 19:30

인스타그램 @ramengurakbu

5. 신멘

라멘을 위해 방문해야 할 도시가 또 있습니다. 바로 안양입니다. 안양 호계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신멘은 번화한 상권이 아님에도 불구, 그 맛으로 입소문이 퍼져 인근 주민들과 라오쿠들의 애정을 받는 곳입니다. 방송에도 몇 차례 등장해 오픈런을 하더라도 웨이팅이 필수인 맛집이 되었죠.

신멘의 대표 메뉴는 하프파이탄(스프가 청탕과 백탕 중간이라는 뜻) 시오와 쇼유 그리고 교카이 마제멘인데, 멸치 베이스의 하프파이탄 니보시쇼유가 방송을 통해 유명해지면서 또 하나의 대표 메뉴가 되었습니다. 신멘은 특히 면이 정말 예술인데요. 살짝 두께감 있는 치지레면(구불거리는 면)의 식감은 어디에서도 흉내내기 힘든 수준의 내공을 보여줍니다. 면의 삶기 또한 디테일이 남다른데, 덜 삶은 듯 꼬들하다가도 씹으면 부드럽게 끊기고 후루룩 넘어가는 극상의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교카이마제멘으로 어패류의 감칠맛과 니보시의 은은한 맛이 중독적입니다. 기름이 많은 듯 하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고 밥과도 매우 잘 어울리죠. 특히 차슈를 추가하면 닭가슴살과 수비드 목살, 깍둑썰기한 삼겹차슈 등 다채로운 형태의 차슈를 경험 하실 수 있습니다.

주소 경기 안양시 동안구 호성로 20 호계금호어울림 상가 1층 101호

영업 시간 11:30 - 19:30 / 매주 월요일 휴무

인스타그램 @shin.men_official

아직도 더 소개하고픈 곳이 많아 손이 근질거립니다. 눈썰미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위에 열거한 라멘집들 중 서울/경기 이외 지방권의 라멘집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분량상 다루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방, 특히 부산과 대구, 대전 등 광역시들을 필두로 제대로 된 라멘을 하는 곳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제천이나 거제도까지 ‘이런 수준의 라멘 전문점이?’ 놀랄만한 가게들도 생겨나고 있죠.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OLO 매거진에 소개 해보고 싶네요.

이상으로 총 3부에 걸친 길고도 짧은 라멘 이야기를 마치려고 합니다. 라멘에 관한 얕은 지식으로 쓴 글이었습니다만, 전에 없던 흥미와 궁금증이 생기고, 라멘로드를 시작한 분들께 미약하게나마 가이드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글을 다 적고 나니 허기가 지네요. 지금도 제 머릿속엔 주말에 들러야 할 라멘집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역시나 오늘도, 라멘 한 그릇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