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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T 기념품에 담긴 디자이너의 안목 - 디자이너 모춘의 소비 이야기> 보러 가기
OLO매거진은 TMT 토크 시리즈를 통해 이 시대의 취향을 만들어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만의 관점과 취향을 발견함으로써, 덜 후회하고 오래 만족하는 소비 경험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지난 6월의 마지막 토요일, TMT 시즌 2의 첫 시작을 ‘모베러웍스’의 대표 모춘님과 함께 열었습니다. 1부에서는 '기념품'이라는 독특한 주제로 자신만의 취향을 나눠주셨는데요, 2부에서는 다른 참석자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기념품을 고를 때 ‘희소성’과 ‘개인적 추억’ 중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구매 이후 ‘소장’을 하는 타입인지 ‘활용’을 하는 타입인지를 기준으로 소비를 회고해보고 내가 어떤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되짚어보는 것이죠. 여러분은 어떤 취향의 소유자인가요?
“저는 대행사에서 근무하고 있고 브랜드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희 그룹은 희소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활용도가 높은 기념품들을 주로 소비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LP나 도쿄에서 산 슬리퍼, 방콕에서 산 통로 크로스핏 티셔츠 같은 것들이요. 저는 개인적으로 써서 없애는 걸 좋아해서 비누를 자주 삽니다. 그 향을 맡을 때마다 여행을 떠올릴 수도 있어서 좋아요. 또 무비랜드에서 기념품으로 산 연필깍지도요. “너의 이야기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어” 라는 말과 선물하면 참 좋더라고요.”
“저는 내일 퇴사를 앞두고 있고요(웃음), 저는 보드게임을 무지 좋아해서 해외에서만 파는 보드게임을 기념품으로 구매합니다. 어제도 한 여섯시간 보드게임을 했어요.그리고 국내 29개 도시에서 살아봤거든요. 지역의 전통주를 많이 마셔봤는데 특히 예산의 ‘추사’라는 술이 정말 맛있어서 추천하고 싶어요. 저희 팀원들분이 발표하신 내용 중엔 식당냅킨에 스탬프를 찍어온다는 게 신기하고 기억에 남아요.”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T와 F가 극명하게 갈리는 그룹이었어요. 각자 기념품을 통해 추억하고 싶은 대상이 참 다르더라고요. 상준님은 제주에서 서울로 상경한 뒤 ‘나상현씨 밴드’를 좋아하게 됐는데, 처음 밴드의 공연을 보고 느꼈던 감동을 간직하기 위해 기념으로 티셔츠를 샀대요. 근데 보통 그런 건 소장하지 않나요? 반전으로 엄청 잘 입고 다닌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그 점이 재밌었습니다.”
“저는 대학생입니다. 역시 희소성 보다는 그 순간의 추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혼자 제주도를 갔는데, 그 기억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제주도에서 A3 크기의 액자를 사서 인스탁스 미니로 찍은 사진들을 액자에 넣어 보관하고 있어요. 아침에 집을 나설 때 그 사진들을 보면서 힘을 얻어요.”
“저는 영암에서 무화과를 키우고 있습니다. 나중에는 제 브랜드를 내보고 싶어요. 최근에 제가 산 기념품은 뉴진스 팝업에 가서 산 토끼 인형입니다. 의외로 귀여워서 집에 잘 모셔두고 있고요, 저희 그룹에 기억에 남았던 건 시부야 스타벅스 테이크아웃컵입니다. 첫 도쿄 여행 때 스타벅스 직원이 컵에 여행에 관한 정보들을 적어 건네주셨대요. 인상 깊어서 컵을 깨끗하게 씻어 한국에 가져오셨다고 해요.”
“패션 브랜드의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희 그룹에는 제주도에서 맥도날드 감자튀김 키링을 사셨다는 분도 계셨고, 파리에서 고양이 인형을 샀다는 분도 계셨어요. 직접 찍은 사진으로 패브릭 포스터를 만드는 분도요. 저마다 각자의 취향이 아주 뚜렷한 분들만 모였더라고요.”
독자가 묻고
브랜딩에서는 일관성이 중요하다고들 하는데, 자꾸만 제 취향이 변해서 고민이 됩니다.
모춘이 답하다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도 고민입니다(웃음). ‘모춘이라는 사람이 하는 모든 활동이 다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하죠. 그렇지만 제가 일을 할수록 느끼는 건, 브랜드도 결국 사람이 만든다는 것입니다.
저는 사용자와 생산자의 관계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저는 어쩌면 꽤 유명한 생산자이지만, 결국 회사 문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소비자거든요. 여러분도 마찬가지고요. 기술적으로는 정의 내리고 구분 짓는 게 중요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살아온 바로는 감정이 더 유효할 때가 많아요. 비논리적인 것도 많고요. HOT 보세요. 다 때려 부술 것처럼 ‘전사의 후예’를 부르든 귀엽게 ‘캔디’를 부르든 다 ‘우리 오빠’잖아요?(웃음) 자신의 취향에 꼭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바깥 세상에서 헤엄치며 취향의 세계를 탐구하는 것도 좋지만, 때론 나에게로 눈을 돌려 질문해보는 것도 중요해요.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은 나의 취향을 나만의 언어와 경험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단언컨대, 안목 있는 삶은 멋집니다.
7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열릴 다섯 번째 TMT 토크 시리즈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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