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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OLO매거진의 객원 에디터 장희진입니다. 지루하게 길고 힘들었던 취업 준비생 시절을 지나, 사원증을 거머쥔 지 어느덧 10개월. 갑자기 사라진 목표 의식과 함께 찾아온 ‘현타’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쫌쫌따리 책을 읽었습니다. 어른의 삶이란 원래 이런 건가 싶은 마음에 다양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에세이류를 자주 읽었는데요.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지나며 고민 많을 사회초년생 또래들에게, 텍스트에서 잔잔한 힐링과 위로를 찾고 싶으신 분들께 저의 책꽂이를 공유합니다.
MBC <신입사원> 프로그램에서 시작해, JTBC 간판 아나운서 자리까지 꿰차게 된 강지영 아나운서의 에세이예요. 그저 ‘안경’ 앵커로 이름을 날린 아나운서 정도로 생각했는데, <유퀴즈온더블럭>에서의 진솔한 이야기에 감명받아 에세이까지 찾아보게 되었죠. 여기저기서 무시받기 일쑤였던 신입사원 시절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본인만의 무기를 쌓아온 13년 간의 세월이 모두 담긴 책입니다.
어린 나이에 JTBC 특채 1기 아나운서로 입사했으나 기본기도, 경험도 부족해 홀로 텅 빈 방송국을 지켰던 나날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넌 아나운서가 될 수 없을거다’, ‘뉴스는 못할거다’라는 이야기를 숱하게 들으면서도, 꿋꿋히 갈고닦고 버티며 성장한 그녀의 이야기는 모든 사회초년생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줍니다.
길고 지루한 출퇴근길 지하철, 릴스와 유튜브 속에 허우적대다가도 문득 생산적인 활동이 간절해지는 순간이 있죠. 그럴 때 딱 한 권 챙기기 좋은, 짧은 호흡으로 이루어진 에세이예요. 작가 명이 너무나 익숙한 가수 ‘김창완’이라 호기심에 펼쳐봤는데, 무려 23년을 진행한 라디오에서 전했던 이야기들을 엮어 낸 책이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이야기, 김창완만의 연륜과 지혜로 빚어진 위로의 조각들.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소소한 치유를 받고 있더라고요. 오랜만에 라디오를 찾아 듣고 싶어질지도 몰라요.
작가는 돈 말고 무엇을 갖고 있냐고 물었지만, 사실은 돈도 없는 걸 어쩌죠. 괜스레 이목을 끄는 책 제목에, 평소 좋아하던 작가님의 신간이라 냉큼 집어 들었습니다. 정지우 작가는 문학과 철학을 전공해 20년 간 글을 써온 작가이자, 문화평론가이자, 또 변호사로 활동 중인 대단한 이력을 가졌습니다. 페이스북에서 글을 연재하던 시절부터 지켜봐왔는데, 그만의 인문학이 담긴 토막글들은 청년들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책으로 정지우 작가의 글을 읽은 건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이후 두번째였는데요. 이번 신간에서는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나라는 세계를 만드는 법’이라는 주제로 에세이를 풀어 나갑니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성공’의 잣대가 아닌, ‘나’를 제대로 알고 나만이 이룰 수 있는 인생의 성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기계발서이기도 하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본인만의 세계를 확장시켜 나간 작가이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었던 책이었어요. 책의 말미엔 본인만의 세계를 꾸준히 구축해 나가고 있는 몇 사람들의 인터뷰가 부록으로 실려 있으니, 끝까지 정독하시길!
우리나라보다는 미국에서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베스트셀러 에세이입니다. 뉴욕 타임즈와 아마존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미국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추천 도서로 꼽아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H마트’라는 키워드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민자 가정의 2세이자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살아가는 작가의 삶을 그대로 담아낸 뭉클한 성장기입니다.
미국의 정서와는 결이 다른 한국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며, 청소년기에 큰 방황을 하게 되는 미셸 자우너. 성인이 되고 그제서야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지만, 갑작스러운 암 투병 끝에 생을 마감한 어머니를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국’과의 유일한 연결고리였던 어머니를 잃은 뒤, 그녀를 그리워하며 어떻게든 한국의 추억을 더듬어보는 이야기가 담담하게, 그래서 더 절절하게 전해지더라고요. 취업 준비하랴, 직장 다니랴,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했던 가족들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시간 없다고 지하철에서 읽다가는, 순식간에 사연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좌충우돌 새내기 브랜드 마케터. 세상 모든 이야기를 좋아하고, 말과 글이 지닌 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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