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다보니 미련이 늘었다. 이 그릇은 함부르크에서 사 온 빈테링 저그다. 보통 앤틱 그릇과 다르게 장식 없는 20세기 후반풍이라 마음에 들었다. 원래는 손잡이가 달려 있었는데 이사 준비를 하다가 손잡이를 깨뜨렸다. 비싼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상당히 낙심했다. 저걸 사겠다고 1~2유로를 깎아가며 흥정을 하고, 연고도 없는 함부르크에서 뽁뽁이를 구하러 돌아다니고, 호텔 직원에게 종이 상자를 부탁하고, 문 닫기 직전의 우체국에서 무서운 표정의 직원에게 사정하여 한국으로 그릇을 보냈다. 한국으로 돌아와 조마조마하며 상자를 열어 멀쩡한 저그를 확인하곤 기뻐하던 게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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