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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에디터 P입니다. 책 읽는 것이 멋지다는 의미의 '텍스트힙' 들어보셨나요? 금세 지나갈 한때의 유행일지도 모르지만 독서가 주목받는 건 좋은 현상이란 생각이 듭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플랫폼과 알고리즘의 훼방을 뚫고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창구가 바로 책이니까요. 텍스트힙이 잠깐의 유행이 아니라 오래 지속되길 바라며, 독서의 계절 가을에 여러분을 새로운 시선을 지닌 힙스터로 만들어줄 다양한 책들을 모아봤습니다. Let’s get it~!!
채식을 선택함으로써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그녀의 삶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억압,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묵인되는 폭력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씁쓸한 여운과 함께 남는 불편한 뒷맛이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계속해서 작품을 되돌아보고 곱씹게 만드는 강렬한 매력을 가진 소설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부정적인 소식이 들려옵니다. 범죄는 더욱 끔찍해지고, 전쟁은 끝날 기미가 없으며, 정치적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죠. 세상이 내일 망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거짓과 사실을 구분하고, 현실을 정확히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책의 제목인 '팩트풀니스'는 '사실 충실성'으로 번역할 수 있어요. 저자는 느낌을 사실로 인식하는 인간의 비합리적 본능 10가지를 밝히고, 우리의 오해와 달리 세상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음을 명확한 데이터와 통계를 통해 증명합니다.
“사람들은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전 세계적으로 확증편향이 만연한 탈진실의 시대에,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을 이기는 '팩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책입니다.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뉴스들로 밝은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면, 이 책을 통해 무력감을 떨치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보길 바랍니다.
이 드넓은 우주에서 지구 바깥에 과연 생명체가 존재할까요?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질문에 확답은 아직 없지만, 우주생물학자들은 목성과 토성을 맴도는 얼음 위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합니다. 얼음 위성의 얼어붙은 껍질 아래에 지구만큼 오래된 광활한 바다가 숨어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죠. NASA의 우주생물학자인 저자는 목성과 토성의 위성에서 바다를 발견하게 된 과정과 우주 바닷속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흥미롭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우주의 또 다른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 나는 지구의 깊은 바다로 들어갔다.“
언젠가 인류는 외계 생명체를 발견할 날이 올까요? 머지않은 미래에 그 답을 알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되는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탐사를 위해 NASA에서 다가올 10월에 탐사선을 쏘아올릴 예정이거든요. 유로파 바다 깊은 곳 어딘가에 있을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을 기대하며 이 책과 함께 광활한 우주의 바다로 항해를 떠나보시길 바랍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 '시간은 돈이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 현대 문명인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말들입니다. 과학은 가치중립적이고, 교육은 우리를 인간답게 만들어주며, 시간은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자원이고, 글은 모든 생각과 사건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이죠. 우리 머릿속에 박힌 과학, 교육, 시간, 글 등의 개념은 누가 확립했으며 결정적으로 누가 이익을 보고 있는걸까요? 이 책은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열 가지 핵심 개념이 자본주의, 제국주의와 어떻게 결합되어 생성되었는지, 그리고 '문명화'라는 명분으로 서양의 열강들이 주입시켜온 것들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책입니다.
“무엇이 문명화된 것이고 무엇이 미개한 것인지 규정하는 틀은 ‘권력게임’의 승자가 결정한다.”
과학, 교육, 민주주의부터 시간, 예술,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신념들이 부정당하는 경험은 유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을 깨고 나면 더 큰 세계가 펼쳐지듯, 이 책을 통해 세상을 향한 자신만의 관점을 새롭게 세우고 알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는 희열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할 책은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입니다. 독서에서 고전은 빼놓을 수 없으니까요. 출간 당시 마키아벨리의 직설적이고 도전적인 주장은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고, 교황청은 이 책을 '악마의 책'이라며 금서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500년이 지난 지금, '군주론'은 정치 필독서로 손꼽히는 고전이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즘으로 요약되는 그의 주장은 냉혹하고 잔인하게 느껴지며 도덕적으로 거부감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매우 혼란스러웠던 16세기 상황 속에서 부국강병을 통해 평화를 이루고자 했던 그의 진심을 이해하게 됩니다.
“사랑을 베푸느니 차라리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라.”
마키아벨리는 당대 지식인들이 말하기 힘들었던 불편한 진실을 얘기합니다. 이 불편한 진실은 시대를 초월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죠. 그래서 '군주론'은 고전으로서 지금도 우리 시대의 필독서로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요?
책을 꼭 완독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 독서와 가까워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죠. 한 권이 아닌 한 구절이어도 좋습니다. 책을 통해 새로운 시선을 발견했다면 말이죠. 그럼 저는 찬바람이 불어올 즈음에 호빵과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눈부신 여름날을 사랑하는 베짱이 에디터. 술을 마시면 발라드를 부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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