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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 않으세요?”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일을 하는 제가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이와 함께 “정말 대단하세요. 저는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아요”라는 말씀을 덧붙이시는 경우도 많죠. 아마도 많은 분이 환경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선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환경적인 삶은 행복까지 포기해야 가능한 걸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물건을 집 앞까지 배달받고, 설거지가 필요 없는 일회용기를 사용하며, 물티슈로 간편하게 손을 닦는 등 많은 편리함을 누리고 있습니다. 더 빠른 배송, 더 높은 편리함 속에서 우리는 마치 지니의 요술램프를 손에 넣은 듯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이 편리함은 우리에게 더 많은 행복을 가져다주었을까요?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에 많은 혜택을 가져왔습니다.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죠. 그러나 이러한 발전 속에서 우리는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기후 프레스크’ 워크숍을 진행하며 500명이 넘는 분들과 만났습니다. 워크숍을 시작하기 전 “지난 한 달 동안 나를 웃게 만든 한 가지를 말씀해주세요”라고 요청했는데, 대부분 이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단풍이 너무 예뻐서 웃었어요,” “아이와 놀면서 행복했어요,” “사춘기 딸이 갑자기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해서 감동받았어요.” 진정한 행복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가치와 삶의 태도에서 오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환경적인 가치를 실천하는 삶 역시 얼마든지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제 경험담을 들려드릴게요. 창원에서 강연을 마친 뒤 온라인 강연을 준비해야 했던 날이었어요. KTX를 이용했지만, 시간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 결국 밀양에서 내려 역 근처 야외 공간에서 온라인 강연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차를 이용해 일정을 소화했다면 훨씬 편했겠지만 대중교통을 선택한 제 자신이 자랑스러웠어요. 제가 믿는 가치에 대한 실천과, 이를 통해 얻는 기쁨이 제게 행복을 주는 것이죠. 이러한 행동이 제 자신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 떠올리면 이 기쁨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또한 환경적인 삶은 우리 삶에서 무언가를 빼앗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것을 더해주는 선택일 수 있습니다. “보일러를 틀지 마세요” 대신 “따뜻한 옷을 하나 더 껴입어 보세요,” “엘리베이터를 타지 마세요” 대신 “3층 정도는 걸어 올라가 보세요,” “고기를 먹지 마세요” 대신 “채소를 더 드셔 보세요”라고 접근한다면 말이죠. 단순히 금지의 목록처럼 느껴졌던 것들이, 오히려 우리 삶에 소소한 즐거움과 성취감을 더하는 기회로 변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귀찮고 서툰 게 당연해요. 완벽할 필요도 없습니다. 작은 노력을 지속하다 보면 점차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운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되니까요. 저 역시 처음엔 텀블러를 사용하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고민할 필요 없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거든요.
새해를 맞아 OLO매거진의 독자분들 역시 의미 있는 한 해를 위해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계실 텐데요. 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정해보면 어떨까요? 플라스틱이 발생하지 않는 천연 소재의 수세미나 비누를 사용하기, 또는 마트나 편의점에 갈 때 사용할 귀여운 장바구니와 함께 하기 같은 것들이죠. 분명 여러분의 삶에 새로운 즐거움을 더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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