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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작가이자 유튜브 채널 ‘무빙워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동수님을 만났다. 채널명은 이동(무빙), 수(워터)로 실제로 그의 이름을 위트있게 번역해 만든 것이다. 스스로 이상주의자라 소개하는 그는 그저 '꿈만 꾸는 사람'은 아니다. 동수님의 콘텐츠를 보면 그의 이상은 금세 그의 현실이 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동수님이 하는 말은 진실하고 꾸밈없이 느껴진다. 자신감 넘치고 유쾌함이 더해진 그의 영상을 보고 있자면, 지금 당장이라도 무엇인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네며, 인터뷰 전날 새로 산 옷이 ‘잘 어울리냐’는 질문을 던지는 그에게 동네 삼촌을 만난 듯한 친근함을 느꼈다. ‘아, 오늘 인터뷰 재밌겠다’라는 기대와 함께 책상에 마주 앉아 시작한 대화를 통해 4년간, 15만 구독자의 사랑을 받는 채널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과 노력, 그리고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동수님의 삶의 철학과 태도에 대해 물었다.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이상주의자
작업실로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동수님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직장인, 작가이자 유튜브 채널 ‘무빙워터’를 운영하고 있는 이동수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외부 강연이나 온라인 클래스 강의를 하거나, 원고를 기고하기도 하면서 N잡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라디오 DJ를 시작했고요. 소소한 일들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어요.
하루를 48시간처럼 쓰시네요. 보통 하루의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지금은 회사에 다니고 있지 않아서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요. 6시에 일어나 미라클모닝을 하고, 7시에 아이들이 일어나면 9시까지 함께 놀다가 등원을 시키면서 제 스튜디오로 와요. 그리고 일정을 체크하고 해야 할 일을 하다가 6시나 6시 30분쯤 마무리하고 퇴근하죠. 아이들이 저녁 7시쯤 집에 도착하면 9시까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잠들기 전까지 제 시간을 가지는 편이에요. 강연이나 외부 일정이 있는 날이 아니면 대부분 이렇게 보내고 있어요.
가족 관련 콘텐츠로 시작해서 지금은 결혼, 육아, 직장 생활, 라이프 스타일, 삶의 가치관이나 방향성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콘텐츠 주제 선정은 어떻게 하나요?
그때그때 제 최대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제일 처음 육아 관련 이야기를 하게 된 이유도 심플해요. 제가 육아 휴직을 하고 네덜란드에서 생활할 때인데, 만날 사람도 없고 심심하더라고요. 그래서 편집 기술을 배워서 육아에 관한 이야기를 한번 영상으로 담아보자고 생각해서 시작했고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복직을 하니까 회사 생활이 주가 되잖아요. 그래서 회사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는데 그때 구독자들이 많이 모였어요. 그 뒤로 MBC 예능 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에 나가게 됐고요. 어느 날에는 다른 친구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해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인터뷰 콘텐츠를 시작했고요. 최근에는 올해 마흔이다 보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면서 스스로를 정의 내리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었죠.
‘올 테면 와라, 난 내 얘기를 한다.’ 이런 바이브가 느껴져서 흥미로웠어요. 콘텐츠의 중심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타인의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나?’ 의문이 들었어요. 잘 모르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제 얘기를 나누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요. 나다운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한 거죠. 그러다 보니 ‘찐팬’이 많은 편이에요. 제가 던지는 메시지를 좋아하는 분들이 찾아와 주시거든요. 그리고 영상에 공감한 구독자들이 댓글을 달며 서로 응원하다보면 모두에게 도움이 돼요 저는 끝까지 이런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 것 같아요.
무빙워터 영상에 구독자 한 분이 “주도적인 삶 너무 멋있다!”라고 댓글을 남겼는데, 동수님이 거기에 “구랭~”이라고 대댓글 단 걸 봤어요. 동네 형, 삼촌 같은 친근함에 찐팬이 생기나 봐요.
최근에 찐팬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작년 연말에 ‘오롤리데이’라는 브랜드와 콜라보해서 달력을 만들었어요. 달력 제작 관련한 영상을 하나 올렸는데 조회수가 2만이었거든요? 그런데 달력이 2천 개가 팔렸어요. 회사에서 브랜딩과 마케팅을 한 사람이라 영상을 본 사람 중 10%가 달력을 구매했다는 게 얼마나 대단한 수치인지 알거든요. 그때 '구독자 중에 나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단순히 어떤 정보가 궁금해서 들어온 사람은 없다’고 느꼈죠.
#꾸준함은 재능이 아닌 노력
무빙워터의 영상이 알고리즘에 걸리기까지 2년이 걸렸죠? 그동안 100개의 영상을 올렸고요.
맞아요. 유튜브를 시작해서 구독자 3천 명이 되기까지 2년이 걸렸어요. 정말 더디게 성장한 편이죠. 어느 날 러닝 영상 하나를 올렸는데 그 영상 조회수가 4개월 뒤 급격히 올라가더라고요. 추측건대 연말에 많은 사람이 ‘미라클 모닝’을 검색하면서 제 영상이 걸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걸 계기로 구독자가 1만 명이 됐죠. 그게 벌써 2년 전인데, 그 뒤로도 조금씩 구독자가 늘었고 덕분에 MBC 예능 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에도 출연하게 된 거죠.
꾸준함에 대한 보상을 받으셨네요.
매일 기획하고, 편집하고, 고민하고, 공부하면서 열심히 했거든요. 초반 업로드한 영상 중에 RAW 파일을 그대로 올린 게 아직도 있어요. 그렇게 시작했지만 편집 기술을 공부하면서 발전시켜 나간 거예요. 그러다 가끔 댓글에 “이분은 내년에 분명 뜰꺼다, 떡상한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게 되면 또 힘내서 작업하고요.
누군가의 응원 한마디가 사람을 나아가게 하기도 하죠. 거기에 동수님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발휘됐겠죠?
그렇죠. 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잃을 것보다 얻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늘 스스로 얘기했어요. ‘난 내일이라도 10만이 될 수 있어!’ 라고요. 또 ‘노력파’라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노력을 좋아하고, 노력하는 게 멋있다고 생각하고, 남에게만 노력을 요구할 게 아니라 저 또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2년간, 매일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 구독자 3천 명대 채널을 유지하며 버틸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을 거예요. 그러니까 꾸준함은 재능의 영역이 아닌 노력의 영역인 거죠. 2년 안에 알고리즘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계속했을 거예요. 언젠가 기회가 올 거라고 믿으면서요. 그런 의미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멈추지 않고 할 거예요!
책, 강연,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동수님의 인생에서 노력의 맛을 봤던 ‘처음’이 궁금해요.
공부였어요. 저는 초중고 생활을 하는 동안 공부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어요. 저에겐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앞으로 이 세 가지는 안 할 거야!’ 결심한 게 있었어요. 첫 번째가 컴퓨터였어요. 난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날 거야!’라고 생각했거든요. 두 번째가 '난 평생 공부 안 할 거야!' 였어요. 세 번째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이 두 가지는 확실히 마음먹었던 게 기억나요. 사람들이랑 노는 게 좋고, 이렇게 살아도 뭐든 될 거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25살에 이라크에서 파병 생활을 하면서 『데미안』이라는 책을 읽다가, “새는 힘겹게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라는 글을 읽고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래서 일본어 자격증 JLPT 2급을 따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어요.
문장 하나가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네요.
그렇죠. 저는 늘 열심히 살던 사람이었는데 그때 제 열심의 목적이 공부가 된 거죠. 하루에 3~4시간을 자면서 공부했고 결국 자격증을 땄어요. 그게 저의 첫 번째 성취였어요. 그리고 20살에 ALL F를 받았던 대학에, 제대 후 25살에 재입학하면서 경제금융학을 전공하게 됐어요. 그런데 혼자 살던 때라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보다는 장학금을 받는 게 경제적으로 이익이더라고요. 365일 중 360일은 도서관에서 공부했어요. 그리고 장학금을 받았죠. 10등 이상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그때 장학금을 한번 받고 나니까 ‘이게 되네?’ 싶더라고요. 한 번의 성취가 그다음 성취를 불러온 거예요. 무엇보다 진짜 열심히 노력해서 이뤄낸 거라서 더 뜻깊었어요.
사람이 그렇게 180도로 변하기 쉽지 않잖아요.
『데미안』의 영향이 컸어요. 그때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겠다고 라식 수술도 했어요. 술, 담배, 여자친구, 운동…… 모든 것을 뒤로하고 아예 공부만 했고요. 사실 어렸을 때는 공부하는 애들을 무시했어요. ‘공부가 세상의 다가 아니야’라면서(웃음). 그런데 25살에 공부라는 걸 제대로 해보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던 친구들이 정말 멋진 녀석들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그 친구들은 그때 어떤 마음으로 공부를 했던건지 궁금해서 <십년지기>라는 콘텐츠를 시작한 거고요.
그 뒤로 일본 워킹 홀리데이, 미국 교환학생, 해외여행, 대기업 입사, 유튜버까지 다양한 도전과 모험을 멈추지 않았어요. 그리고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끝까지’하는 태도가 인상 깊더라고요. ‘적당히 하는 것’과 ‘최선의 노력’, 그 마인드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간절함’인 것 같아요. 한 가지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갔을 때의 일이에요. 미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지원을 해서 장학금을 받고 갔거든요. 거기서 6개월 동안 한국말을 쓰지 않았어요. 기숙사가 있음에도 오프 캠퍼스에서 함께 살 외국인 친구를 구해서 영어만 쓰면서 지냈어요. 한국인 친구를 만나도 영어만 써서 그 친구는 제가 교포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한국에 있을 때와 똑같이 생활했어요. 수업 끝나면 도서관 가서 공부하고, 외국인 친구들 모임에 참여해서 같이 어울리고. 다운타운에 나가거나 외식을 한 적도 없어요. 제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영어를 잘하게 되었더라고요. 너무 간절하게 원했던 기회이기 때문에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25살부터 29살에 취업을 하기 전까지가 제가 가장 열심히 살았던 기간이고, 다시 그렇게는 못 살 것 같아요. 그래서 취업하고 나서 회사 생활이 정말 편했어요(웃음).
#대체불가능한 사람
그럼 회사 얘기를 해볼게요. 카드 회사에 입사해서 13년간 근무하셨다고요. 원래 관심이 있던 분야였어요?
원래는 카드 회사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를 선택한 거예요. 당시 제가 회사에서 자아실현을 하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 청구 팀에 배정을 받아서 카드 명세서를 만들어 발급하고 고객에게 돈을 청구하는 일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꼼꼼하지 않은 제 성격과 너무 안 맞더라고요. 이러다가 퇴사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팀장님을 찾아가 여행 팀으로 발령 요청을 했어요. 당시 여행 팀은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부서여서 주변에서 많이 말렸지만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그래서 팀장님, 상무님, 인사 담당 팀장님, 담당 임원 등 정말 많은 분을 만났어요. 그분들은 저를 몰랐던 상황이었는데 메신저로만 연락하면 안 만나줄 것 같아서 직접 다 찾아가서 말씀을 드렸어요. 결국 여행 팀으로 부서를 옮기게 됐고 다행히도 5년 동안 재밌게 일했어요. 해외 출장도 많이 가고 마케팅 일도 하게 되고 여러 경험을 하면서, 회사에서 제가 할 수 있고 또 하고 싶은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했어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들었네요. MBC 예능 프로그램 <아무튼 출근!>에서 사장님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많은 분께 깊은 인상을 남겼죠. 원래 그렇게 외향적인 성격이었나요? 아님 외국 생활의 영향이었을까요?
미국에 있을 때, 모자를 쓴 학생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교수님과 대화를 하는 모습을 봤어요. 마치 친구와 하듯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아 이게 바로 수평이고, 평등이구나!’ 그 뒤로 저도 동등한 위치에서 사람을 대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죠. 모든 존재의 가치는 동등하니까요. 물론 저도 처음에는 어색한 부분이 있었지만 꾸준히 시도하다 보니 점점 자연스러워졌어요.
흔히 말해, 억텐이 찐텐이 된 거네요?
맞아요. 그래서 저도 선배든 후배든 저를 동등하게 대해주는 사람을 좋아해요. 제가 향후 함께 일할 크루를 뽑게 된다면 그분도 내성적이면 내성적인 대로 외향적이면 외향적인 대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저와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반말도 하면서요. 그래서 채용 조건에 ‘반말 우대, 외국어 가능자’라고 꼭 넣을 거예요(웃음).
삶에 '관계와 사람'의 비중이 커 보여요. <챗GPT에 대체되지 않는 사람이 되는 유일한 방법>에서 ‘누군가의 기억에 남는 사람’이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라고 했어요. '대체 불가능'은 보통 실력이나 기술이 뛰어나다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이건 완전히 다른 접근이에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라는 책을 내고 여러 이유로 홍보 활동을 안 했어요. 그러다가 제주도에서 한달살이를 하고 있을 때 독자분들을 만나보고 싶어서 ‘세화해변에서 만나자’는 공지를 올렸어요. 한두 명 정도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오셨어요. 그래서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와서 나눠 마시며 찾아와주신 분들과 최소 10분 이상씩 대화를 나눴고, 편지도 써드리며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그 중에 마산에서 배를 타고 온 청년 두 명이 있었어요. 그중 한 명이 제 구독자였는데, 자기에게 용기를 줄 한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게 저였다고 하면서 친구를 데리고 왔더라고요. 각자의 이유로 찾아와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했어요. 그때의 좋았던 시간을 촬영하고 편집하면서, ‘이게 바로 대체 불가능한 사람 아닐까?’ 하는 깨달음이 왔어요.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 것은 정말 특별하고 의미 있는 일이더라고요. 그때의 기억을 오래도록 남기고 싶어서 그 뒤로도 북토크를 한 번도 안 했어요(웃음). 이번에 『갓생천재』라는 새 책으로는 북토크를 할 예정인데, 한다고 하면 구독자분들과 직접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에서 진행하고 싶어요.
찾아오신 분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다시 봐도 좋을 것 같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그런 거 있잖아요, '예전에 걔는 뭐할까? 그때 우리 참 좋았는데’ 하면서 꺼내보는 순간들. 저도 그렇게 가끔가다 생각나고 궁금해지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꿈을 실현하는 공간, 작업실
여긴 동수님의 취향이 담긴 곳이죠?
제가 꿈을 실현하는 공간이에요. 제 로망을 많이 담았죠. 제 공간이 생기면 샌드백을 꼭 달아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내벽에 직접 달았고요. 미국 영화 보면 큰 칠판에 무엇인가 가득 쓰여 있는 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칠판을 활용해서 기록을 하고 있죠. 샌드백 옆에 글러브, 나이키 러닝 운동화, 카메라 장비들도 모두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이 공간의 포인트는 벽에 붙은 버킷리스트 아닌가요? 투박하면서도 작품같이 보이네요(웃음).
왼쪽엔 제가 이미 이룬 것들, 오른쪽엔 제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붙여 놨어요. 저는 마음만 있는 건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저렇게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 놓고 실천하려고 해요. 영화 제작 같은 경우 1인 영화를 찍고 영화제에 출품하면 영화가 되는 거잖아요. 당선이 되지 않더라도 제가 했으면 된 거예요. 휴대폰 없이 한달살기도 해보고 싶고요. 결과가 좋고 말고를 떠나서 하고 싶은 걸 시도해봤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만족감이나 성취감도 엄청 크거든요. 삶이 참 재밌어요.
하고 싶은 게 많은만큼 삶이 풍성할 것 같아요. 최근엔 ‘이상’이라는 법인도 세우셨다고요. 의미가 궁금해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어요. 첫 번째는 ‘ideal’,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상적이라는 의미에요. 이루고 싶은 ‘꿈’이죠. 두 번째는 ‘more’, 더 노력하기에요. 타인보다, 어제의 나보다 더 노력하자는 의미를 담았고요. 세 번째는 ‘weird’, 이상하다는 뜻인데, 누군가 푹 빠져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사람들이 ‘이상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그래서 앞으로 제가 무엇을 하든지 이 세 메시지를 추구하며 나아가려고 해요.
동수님의 이상이 실현되는 모습, 앞으로 더욱 기대할게요. 그럼 마지막 공통 질문이에요. <OLO MAGAZINE> ‘오피니언’ 코너는 ‘오늘날 잘 입는다는 것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 시작됐어요. 오늘날 잘 입는다는 건 뭘까요?
음, 오랫동안 좋아할 것을 찾는 것, 취향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5년, 10년이 넘은 것들이 많아요. 그래서 제가 옷을 만든다면 10년 넘게 입고 다닐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 저는 흰 티, 무지 티를 제일 좋아하거든요. 멋을 부리는 스타일이 아니기도 하고요. 저와 잘 어울리고, ‘이거면 충분하다!’ 싶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직장인이자, 작가,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현재 유튜브 채널 ‘무빙워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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