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Y KOLONMALL. ALL RIGHT RESERVED
안녕하세요! 에디터 H입니다. ‘안물안궁’ 이겠지만요, OLO매거진은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해있어요. 근데 어느 날 저 멀리 강서구 마곡으로 외근 갈 일이 생겼지 뭐에요. 저희 집은 마곡이랑 정반대인데.. 이참에 외근은 핑계고, 마곡 핫플레이스 털어보자 싶었습니다. 아니 근데 진짜 여러분! 마곡 재밌는 거 왜 안 알려줬어요?
*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다'의 준말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던 겨울을 지나와서일까요. 만개한 꽃과 가지마다 돋아난 푸른 잎이 유독 그리운 봄의 초입입니다. 봄 마중을 위해 서울식물원의 온실정원을 찾았습니다. 서울식물원은 축구장 면적의 약 70배에 달하는 거대 보타닉 파크로 온실은 물론 호수원과 습지원 등 다양한 생태계를 경험할 수 있는 야외 정원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쾌적하게 식물을 감사할 수 있는 온실은 특히 인기가 많은 공간이죠. 온실에 들어서는 순간 훈훈한 공기가 쌀쌀한 바람으로 긴장했던 몸을 감싸줍니다.
시야를 가득 매우는 초록빛 물결 사이로 미로처럼 이어진 길을 따라 느릿하게 걷다 보면 식물들만 사는 별에 떨어진 듯한 기분이 들죠. 지중해와 열대의 12 도시에 사는 식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존재감을 뽐내는 식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위안이 되기도 해요. 평지와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진 관람로, 곳곳에 조성된 포토 스팟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 좋은 공간입니다.
이건 꼭!
온실 관람을 마친다고 끝이 아니에요. 저렴한 가격에 식물은 물론 가드닝 용품과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는 기프트숍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혹여 당신이 식물 저승사자라도 괜찮아요. 전문 가드너가 알려주는 ‘정원 지원실’이 있으니까요. 식물 키우기에 관심이 생겼다면 ‘씨앗 도서관’에 들러 씨앗을 대출받는 것도 가능해요.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인스타그램 │ @seoulbotanicpark_official [클릭]
주소 │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
운영시간 │ 09:30 – 18:00 (월요일 휴무)
※ 17시 입장 마감, 11월-2월은 동절기 단축 운영으로 1시간 일찍 마감됩니다.
✔️Tip 온실 특성상 여름엔 많이 더울 수 있으므로 방문에 참고해주세요.
‘맛잘알’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이곳을 추천해 줬어요. ‘런던 베이글’, ‘코끼리 베이글’과 함께 서울 3대 베이글 맛집으로 손꼽히는 곳이더군요. 산업단지답게 양옆으로 늘어선 네모 반듯한 건물들 사이 이국적인 빨간 벽돌의 외관이 인상적입니다. 베이글은 물론 인테리어 맛집이라는 유명세에 걸맞게 내부에 배치된 가구와 소품 하나하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클래식한 레시피를 기반으로 정석적인 베이글을 만드는 이곳은, 18세기 후반 프랑스 약국에서 영감을 얻어 손님들에게 ‘올바른 한 끼를 처방한다’는 콘셉트로 공간을 구현했어요.
베이글리스트의 가구들은 실제로 프랑스의 각종 빈티지 가구점과 골동품 상점에서 발견한 것들이에요. 어떤 서랍은 1910년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요. 군데군데 조금씩 다른 나뭇결과 모양이 다른 서랍 손잡이(1-2번 사진, 베이글리스트 제공) 등에서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시간의 흔적이 느껴집니다. 또한 각 서랍에 작게 붙은 라벨은 실제로 이 가구가 ‘약장’이었음을 말해줍니다. 장식품으로 막자사발이 귀엽게 놓여 있는 이유를 아시겠죠? 쫄깃하고 담백한 플레인, 참깨 베이글부터, 각종 시즈닝과 재료가 듬뿍 담긴 다양한 베이글이 오감을 즐겁게 만드는 한편 쇼케이스에 진열된 각종 크림치즈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만들어요.
이건 꼭!
에디터의 원픽은 바로 ‘허니 고르곤졸라 베이글’. 고르곤졸라 크림치즈가 가득 들어간 참깨 베이글에 꿀을 뿌려 먹는 메뉴로, 필승의 단짠과 고소한 맛의 조합이 환상적인 균형을 이룹니다. 그리고 이곳 사장님의 세심함은 서비스에서도 돋보여요. 먹는 동안은 기호에 맞게 맛있는 베이글을 즐길 수 있도록 베이글을 데울 수 있는 전자레인지, 남은 베이글을 포장해갈 수 있는 예쁜 포장대가 마련되어 있어요. 베이글을 담아 예쁜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작은 바구니도 준비돼있으니 인증 사진 필수!
인스타그램 │ @bagelist_seoul [클릭]
주소 │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55 마커스빌딩 102호
운영시간 │ 10:10 – 20:30
✔️Tip 테이블링 어플로 12시부터 원격 줄서기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직선으로 가득한 마곡의 거리에서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있습니다. ‘스페이스K 서울’인데요, 야트막한 언덕들 사이 부드러운 곡선과 호로 이루어진 이곳은 코오롱이 운영하는 공공미술관입니다. 주변 산업단지의 직선형 건물들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오가는 이들에게 환기와 휴식의 공간이 되어주는 곳이죠. 2014년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황금 사자상을 수상한 조민석 건축가가 설계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페이스K는 국제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전시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 개관 이후 헤르난 바스, 라이언 갠더, 다니엘 리히터 등의 개인전을 열었어요. 최근에는 미국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에디 마티네즈의 개인전 《투 비 컨티뉴드 TO BE CONTINUED》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마티네즈는 독학으로 미술을 시작해, 그림 위에 또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을 반복하며 ‘같은 그림이지만 다르게 그리기 위한 연구’라는 자신만의 작업 방식을 구축했어요. 나비, 꽃병, 테니스공 등 일상의 기물들이 그의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면서도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이유입니다. 그림 속에 담긴 작가의 경험을 유추하며 상상력을 자극해보세요.
※ 본 전시는 오는 6월 16일까지 진행됩니다.
이건 꼭!
스페이스K의 묘미, 숨은 전시 관람 스팟을 알려드릴게요. 전시 관람을 마친 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 보세요. 직사각형 창문 모양으로 벽이 뚫려 있어 1층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요. 이곳에서 1층을 내려다보면 가벽 위에 작게 세워진 작품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에서 전시를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가의 작품 세계까지도 유추해 볼 수 있죠. 그뿐만 아니라 스페이스K는 전시를 진행하는 동안 전시와 연계된 요가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작품들로 속에서 차분히 호흡하며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는 특별한 경험을 누려보세요.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유이치 히라코 전시와 연계해 진행된 요가 클래스 사진, 스페이스K 제공)
인스타그램 │ @spacek_korea [클릭]
주소 │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
운영시간 │ 10:00 – 18:00 (월요일 휴관)
✔️Tip 날이 좋을 땐 루프탑에 올라 휴식의 시간을 즐겨보세요.
2024년 현재 마곡에서, 아니 서울에서 가장 핫한 고깃집을 꼽으라면 이곳일 겁니다. 평일이고 주말이고 문전성시를 이루는 ‘산청숯불가든’ 이에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경남 산청 지역을 소재로 농가식당 콘셉트의 재래식 돼지구이를 선보입니다. 실제 ‘여기가 정말 마곡인가? 어느 시골 마을 과수원 옆 오래된 고깃집 아니야?’ 싶을 정도로 인테리어는 물론 음식에도 섬세한 디테일이 넘쳐나요. 식객들에게 인정받는 산청 흑돼지와 산지 재료를 활용해 이야기에 진정성을 담고, 돼지고기의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숯가마에서 전통 방식으로 구워낸 숯을 사용합니다.
평일 저녁 6시 무렵 대기 시스템에 이름을 등록했습니다. 입장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90분.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남아있는 3월이라 추위를 견디는 인내심도 필요했죠. 대표 메뉴인 흑돼지 소금구이를 주문했어요. 뭉텅뭉텅 어슷 썰린 분홍빛 돼지고기와 싱싱한 쪽파, 버섯이 대접 가득 올려진 비주얼은 환상적입니다. 직원들이 고기를 먹기 좋게 구워주는 동안엔 동치미와 갓김치 등 준비된 반찬을 맛보며 고기와 곁들일 최고의 조합을 찾아보세요.
이건 꼭!
고기가 다 구워지면 어깨살, 오겹살, 삼겹살을 순서대로 한 조각씩 주는데요, 제 글솜씨가 부족한 관계로 그 맛을 글로 다 옮기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입니다. 미쉐린 가이드의 별점 기준을 빌려 이야기해볼까요? 별 세 개에요. 그 음식을 먹으러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거죠. 소금만 살짝 찍어 쫄깃한 고기, 탱글탱글한 비계의 식감을 있는 그대로 즐겨도 좋고 우렁조림에 푹 찍어 향이 진한 쪽파와 싸먹는 것도 좋아요. 산청의 정서를 가득 느끼며 맛과 멋을 충분히 즐겨보세요!
인스타그램 │ @sancheongin [클릭]
주소 │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8로 85
운영시간 │ 11:00 – 23:00
※ 21:50 라스트오더
✔️Tip 캐치테이블 어플로 현장 및 원격 대기 등록이 가능해요. 기다리는 동안 앞서 소개한 식물원이나 미술관을 방문해보면 어떨까요?
성수동이나 연남동처럼 아기자기한 느낌이나 서촌이나 안국처럼 동네 특유의 정취가 묻어나는 곳은 아니라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쉽게 선택지에 오르긴 어려운 목적지지만, 갈 일이 생긴다면 OLO매거진의 추천에 따라 먹거리와 볼거리 가득 즐기고 오시면 어떨까요!? 언젠가 다시 돌아올 '외근은 핑계고' 2편도 기대해주세요~ (제발)
첫번째 댓글을 달아보세요!